[이브닝 이슈] 탈모에 대한 거짓과 진실…예방 제품 효과 있나?
기사입력 2015-04-17 16:47
기사 원본 링크 :
http://imnews.imbc.com/replay/2015/nw1800/article/3684046_14761.ht
◀ 앵커 ▶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제품이나 샴푸 등이 요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 중 상당수는 그 효능이 과장된 경우가 많아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브닝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성초'를 이용한 제품인데요.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의사가 '어성초'를 먹고 또 바르면 탈모 증상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발모의 향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모차와 발모팩 그리고 발모밥을 먹었을 때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어성초를 이용한 발모차 등의 제조법을 소개한 방송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의사가 공동개발했다는 발모차와 발모팩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두피의 열을 식혀준다는 어성초 샴푸와 스프레이도 인기입니다.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머리를 감고 제품을 사용한 뒤 두피의 온도를 측정해본 결과, 실험 전과 후의 온도에 차이는 없었습니다.
[김진영/피부과 전문의]
"열을 내려서 탈모가 치료된 환자는 못 봤습니다. 정상적으로 모발이 많이 빠지지 않는 분들은 다 두피에 열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죠? 근거가 없는 얘기죠."
[이세원/피부과 전문의]
"어성초나 화초, 자소엽 같은 약초를 이용한 탈모 치료가 요즘에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실제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고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 문헌은 아직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 앵커 ▶
우리 국민 5명 중 한 명은 머리숱이 줄거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고민이라는 설문 결과도 있었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남성 탈모의 경우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한 탈모가 가장 많다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탈모 환자 10명 중 7,8명은 유전적 요인으로 머리숱이 빠지는 남성이라고 합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파이브 알파 환원 효소'가 결합하면 약자로 'DHT'로 부르는 '디하이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물질이 생기는데요.
이 DHT 가 정상적인 모낭을 공격하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이 DHT 효소를 억제하는 게 치료법이 되겠죠.
현재 세계적으로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고 공인을 받은 약물은 두 가지뿐인데요.
먹는 알약인 '피나스테라이드'와 바르는 치료제인 '미녹시딜'입니다.
그런데 최소 1년 이상은 꾸준히 복용하거나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약물치료로도 효과가 없거나 탈모가 진행된 지 오래됐다면 후두부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모발이식술' 등 수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남성형 탈모는 과연 아버지로부터만 유전되는 걸까요?
그건 아닌데요, 어머니 쪽에서도 유전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등 친가와 외가 쪽 누구라도 탈모 증세가 있으면, 본인도 탈모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 앵커 ▶
요즘엔 일반 샴푸보다 비싼 탈모 방지 샴푸를 쓰는 분들도 많은데요.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요.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탈모방지 샴푸를 사용해 보고는 하는데요.
[황진명]
"샴푸는 천연샴푸를 쓰고 있어요."
[주미선]
"그냥 예방차원에서 한방샴푸를 쓰고 있는데,아직은 (효과를) 모르겠어요."
시중에 나와있는 기능성 샴푸의 종류는 세 가지로, 일반 기능성 샴푸와 의약외품 샴푸, 그리고 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탈모치료제입니다.
이 가운데, 탈모예방샴푸로 판매되는 의약외품 샴푸는 탈모 방지 성분이 일부 추가된 제품이지만, 그 자체로 발모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그럼에도 일부 탈모 방지샴푸는 탈모 유발 물질인 DHT 호르몬의 합성을 방지해준다는 등 입증되지 않은 기능을 암시하는 모호한 표현으로 탈모 치료는 물론이고 발모에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세원/피부과 전문의]
"비오틴이라든가 탈모에 도움 되는 다른 영양성분을 담고 있는 샴푸들이 있는데, 이 성분이 샴푸 안에 들어있다고 해서 우리 피부 장벽을 뚫고 모근에서 실제로 발모효과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아직까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두피가 더 민감한 분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탈모 샴푸보다는 저자극성 민감성 샴푸를 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최근엔 샴푸가 두피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서 샴푸를 쓰지 않고 머리를 감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샴푸를 쓰지 않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일반 샴푸의 주요 성분 중 하나는 합성계면활성제입니다.
소듐 라우레스 설페이트나 소듐 라우릴 설페이트 등이 대표적인데, 풍성한 거품을 만들고 피지와 때를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피부에 남으면 단백질을 파괴하는 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깨끗하게 헹궈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김주덕/숙명여대 향장미용학과 교수]
"(샴푸를) 깨끗이 헹궈내지 않을 시에는 두피에 각질이 생겨날 수 있고 또 심하면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샴푸 용액을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명 '노푸'라고도 불리는데요.
맹물로만 머리를 감기도 하고, 베이킹 소다나 식초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선 오히려 노푸 후에 두피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범준/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노푸 자체는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되긴 어렵습니다. 향후에는 비듬균이나 모낭염을 유발하는 균주들이 증식을 해서 가려움이나 지루피부염 같은 것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샴푸 사용을 완전히 끊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샴푸 없이 맹물로 머리카락을 헹구어 내거나, 베이킹소다 등을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남성보다 수가 많지는 않지만 탈모로 고민하는 여성도 최근 늘고 있는데요.
여성 탈모의 원인은 남성과 다르다고 하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여성 탈모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자료인데요, 탈모 때문에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21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여성 환자였습니다.
또 50대를 넘어가면, 남성보다도 여성 탈모 환자가 더 많아집니다.
20~30대 갑자기 시작되는 여성 탈모는 대부분 출산과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원인인데요.
50대 이상의 탈모는 주로 폐경기를 겪으면서 모발을 보호하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고, 반대로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신체적 변화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빈혈과 같은 다른 질환 때문에 탈모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머리가 많이 빠지기 시작하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앞서 보셨듯이 탈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에, 각각 원인에 맞는 치료법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탈모 못지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증상인데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것 자체가 탈모로 이어지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가늘어지는 머리카락이 더 문제]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두 남성입니다.
두 남성의 두피를 확대해 보면 머리카락이 가늘어진 남성이 머리숱은 더 많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머리카락이 가는 남성이 탈모는 더 심해 보입니다.
실제 일본 연구진의 실험 결과, 머리카락 수가 30% 줄면 외견상 보이는 모발의 풍성함도 30% 줄지만, 머리카락이 30% 정도 가늘어지면 모발의 풍성함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또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지기만 한다면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많지만, 점점 가늘어진다면 결국 탈모로 이어집니다.
[노윤우/피부과 전문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건 초기에 인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행이 꽤 된 경우에 병원을 오게 되면 치료가 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뒤쪽 머리카락을 뽑아 그 굵기를 앞이나 정수리 쪽 머리카락과 비교하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있는지 쉽게 자가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